오늘 아침 꾼 꿈이 하도 기묘해서 이렇게 정리해 기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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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전여행중에 난 어느 시골 마을로 흘러들어갔다. 구걸할수는 없고, 날 잘 봐준 한 부녀가 데리고 간데는 그들의 인쇄소. 이 인쇄소가 특이한게 3면이 강화플라스틱으로 만든 어항벽에 조그만 물고기들이 노다니고, 북쪽벽은 그림도 아니고 기묘한 패턴--팔괘같은, 을 끊임없이 그리는 얇은 LED화면으로 덥혀있었다. 내부는 농구장만한 크기로, 작은 시골 마을에 있을 평범한 인쇄소가 아니어서 바쁘지는 않았다. 그리고 모든게 컴퓨터/기계로 다 처리되니 난 그냥 잘 돌아가나 지켜보기만하면 되는것이었다. 일감이 별로 없으니 부녀는 이런저런 인쇄물을 뽑는데, 그 중 한 시리즈의 포스터가 유독 눈에 띄었다. 딸이 설명하기를 아버지가 그 날 하루하루를 기념한걸 기록하는 디자인 포스터라고, 완성되면 거대한 서랍에 보관되었는데, 쌓인 장수를 보니까 못해도 400장이 넘는것같았다. 일이 별로 없으니까 이런 소일로 인쇄소를 멈춤없이 돌아가게 만드는것 같았다.

부녀에게는 자동차 정비소를 운영하는 할아버지가 있었는데, 철권 헤이아치같은 분위기의 몸짱으로 동네 우락바락한 청년들은 다 그의 휘하로 두고 있는 소위 오야붕이었다. 부녀는 할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꺼렸지만, 내가 추리하기로 할아버지는 자신의 딸을 데리고 도망간 남자를 극도로 미워하며, 손녀도 인정 안하는 분위기였다. 인쇄소 주인은 자동차 정비소 딸이랑 같이 도망쳤다가 무슨 연유인지 딸만 데리고 이 동네로 돌아와 인쇄소를 연 것같았다. 인쇄소도 처음엔 인쇄소가 아닌 이 남자의 창작공간였다가 돈을 벌기 위해 인쇄소로 전환한것 같은 느낌이었다.

낮에 가끔 기름범벅의 정비소 애들이 인쇄소에 들어와서 으름짱 놓으며 일을 훼방놓지만, 절대 인쇄물이나 인쇄소 물건을 만져 망가트리는 법은 없었다. 그냥 인쇄소 딸처럼 무시하고 내 일만 하면 되는것이었다.

하루는 어항벽에 넣을 물고기를 사오라는 심부름을 받고 돌아오는데, 봉지안에 든 알록달록한 물고기들의 턱이 아주 강력해 보이는게 피라나야 아니야하고 들어보다가 갑자기 달려드는 바람에 혼비백산해서 봉지를 던져버렸다. 허나 봉지가 아주 튼튼해 터지지는 않았고, 안에 든 투명한 액체는 물이 아닌 젤리인것 같았다. 겨우겨우 들고와서 인쇄소 딸에게 넘겼는데, 그녀는 무심하게 나에게 어항벽에 물고리를 어떻게 넣는지 가르쳐주지도 않았고 부탁하지도 않고 그냥 들고 가버렸다.

그 날밤 비가 심하게 왔는데, 인쇄소 한구석에서 웅크려 자던 나에게 인쇄소 딸이 갑자기 와서 아버지가 행방불명이라고 읍소했다. 밖에 비가 심하게 오니 날 밝으면 찾자는 나에게 인쇄소 딸이 인쇄소 내부에 아버지가 행방불명된 단서가 있다고해서 난 LED화면으로 덥힌 벽을 샅샅이 뒤져봤지만, 아무것도 발견할수 없었다.

날이 밝자 난 인쇄소 딸과 같이 인쇄소 아저씨를 찾으러 나섰는데, 한 자동차 정비소 청년이 우리가 떠나는것을 지켜보고는 집으로 향했다. 그가 간 집에 있는 사람은 바로 인쇄소 아저씨. 그것도 여장을하고! 그 둘은 오랜 연인처럼 가볍게 키스로 인사했다. 인쇄소 아저씨가 하루종일 차와 씨름하느라 기름범벅된 정비소 청년에게 같이 목욕하자며, 욕조에 들어가서 서로 애무하는게 한 쌍의 뱀장어 같았다. (큭;;)

난 인쇄소 딸과 하루종일 허탕을 치고 인쇄소에 돌아왔는데, 누가 어항벽을 깨서 바닥은 물바다에 피라나야같은 물고기들은 용수철처럼 파닥파닥 튀고 있었다. 물고기들에게 물릴까봐 멀리서 지켜보고만 있었는데, 인쇄소 딸은 눈물을 흘리며 할아버지에게 원망을 퍼부었다. 나도 심증은 가지만, 정비소 할아버지는 아닐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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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알람이 울려서 깼다. 난 꿈을 아주 가끔 꾸고, 깨면 잊어버리는데, 이 꿈은 너무 생생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떠나 이렇게 기록으로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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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eatmania

TAG 깨몽
2010.08.11 15:46
안녕하세요. 너무 오랫만에 블로깅하려니까 어색하네요.

제 미친(미투데이 친구)이신 해열재님께서 delitoys의 Ouip 시리즈를 보내주셔서 자랑 좀 하려고 올립니다. ㅎㅎ

Ouip in Box

Ouip in Case

Ouip

우리가 바로 Ouip!

왼쪽 두개는 작년에 나이키 레이스때, 그리고 오른쪽 하얀색은 민트 페스티발 한정판이고요, 그리고 파란색이 바로 이번 DJ DOC앨범 발매 기념 1000개 한정판!인 놈이죠. ^.^v 제가 미국에 있는고로 DJ DOC 7집 한정판 앨범을 살수는 없었지만, 이 녀석이라도 생겨서 간만에 DJ DOC 노래를 같이 들으며 열혈파티 분위기를 만끽하고 있습니다. ㅋㅋ

Kid Robot의 장난감들에 익숙해서 그런지 이렇게 매끈하고 반짝이는 플라스틱 재질은 오랫만이네요. 제 엄지손가락보다 조금 큰 녀석들이지만 세밀한 페인트에 감동 x 감격. 머리하고 팔다리가 움직일수 있는 자유도가 높아서 Kid Robot에서 나오는것들보다 더 다양한 포즈를 취할수 있습니다. 집게같은 손도 돌아가기에 레고인형이 연상되네요.

요즘에 불황이라 피겨들도 새로 나오는게 거의없고 수집하는 재미도 시들어졌는데, 애들을 받으니 이번 주말에는 맨하탄내 장난감하고 만화가게들 좀 둘러봐야겠네요. (새로 열었다는 락펠러 센터쪽의 레고상점도 아직 미개척지로 남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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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eatmania

TAG OUIP
2010.05.18 11:57
지금 뒤돌아 보면 그들에게 "잃어버린 10년"은 나에겐 한국의 정치적 관심이 희미하던 세월이었다. YS정부가 IMF로 휘청거리다가 재집권에 실패하며 넘어졌을때, 난 드디어 독재정권과 기생하던 수구기득권세력들이 이제 심판받고 역사의 뒤안길로 서서히 살아지겠지라고 생각했었다. 노무현 전대통령을 탄핵하려는 반발이 있었지만,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정치적 발현이라고 할수 있는 촛불시위로 잠재워 졌을때, 한국민주주의 행보는 갈지자처럼 어지럽더라도 계속 올바른 길을 갈것이라는걸 더욱 의심치 않았다.

허나, 겨우 2년만에 모든게 바뀌었다. 대통령이 바뀐다고 세상이 바뀌지 않았다고 보았던 노무현 전대통령의 시대가 저물자마자 2MB시대는 세상이, 상식이 뒤바뀌어 혼란스러웠다. 이것이 그들이 경칩을 기다리는 개구리처럼 그토록 바랬던 권력교체의 힘이구나.

그들은 이제 5.18 기념식에 "방아타령"을 틀만큼 세상에 무서운게 없.다.

그 날 / 정민경

나가 자전거 끌고잉 출근허고 있었시야

근디 갑재기 어떤 놈이 떡 하니 뒤에 올라 타블더라고. 난 뉘요 혔더니, 고 어린 놈이 같이 좀 갑시다 허잖어. 가잔께 갔재. 가다본께 누가 뒤에서 자꾸 부르는 거 같어. 그랴서 멈췄재. 근디 내 뒤에 고놈이 갑시다 갑시다 그라데. 아까부텀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놈이 어른한티 말을 놓는거이 우째 생겨먹은 놈인가 볼라고 뒤엘 봤시야. 근디 눈물 반 콧물 반 된 고놈 얼굴보담도 저짝에 총구녕이 먼저 뵈데.

총구녕이 점점 가까이와. 아따 지금 생각혀도...... 그땐 참말 오줌 지릴 뻔 했시야. 그때 나가 떤건지 나 옷자락 붙든 고놈이 떤건지 암튼 겁나 떨려불데. 고놈이 목이 다 쇠갔고 갑시다 갑시다 그라는데잉 발이 안떨어져브냐. 총구녕이 날 쿡 찔러. 무슨 관계요? 하는디 말이 안나와. 근디 내 뒤에 고놈이 얼굴이 허어애 갔고서는 우리 사촌 형님이오 허드랑께. 아깐 떨어지도 않던 나 입에서 아니오 요 말이 떡 나오데.

고놈은 총구녕이 델꼬가고, 난 뒤도 안돌아보고 허벌나게 달렸쟤. 심장이 쿵쾅쿵쾅 허더라고. 저 짝 언덕까정 달려 가 그쟈서 뒤를 본께 아까 고놈이 교복을 입고있데. 어린놈이.....

그라고 보내놓고 나가 테레비도 안보고야, 라디오도 안틀었시야. 근디 맨날 매칠이 지나도 누가 자꼬 뒤에서 갑시다 갑시다 해브냐.

아 직꺼정 고놈 뒷모습이 그라고 아른거린다잉...... 

지금 그들은 총만 안들었을뿐, 여자는 뉴스를 바퀴벌레만큼 싫어한다고 정치적 환멸을 이끌어내 권력을 유지하려고 하고 있다. 5.18기념식에 '조화' 대신 웬 '축하화환'?을 보내여 그들의 권세앞에 우리의 무력감을 재확인시켜주고 있다. 이 기록은 그 회한과 오욕의 역사를 기억하기 위해 "이 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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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eatmania

TAG 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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